모든 고혈압 환자가 알아야 할 가정혈압 측정법

최근 미국 심장학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는 충격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습니다. 새로운 고혈압 진단 가이드라인은 미국 국립 심장, 폐, 혈액 협회(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NHLBI))에서 미국 심장학회에 의뢰하여 작성되었고 9개의 관련 기관의 검증을 받아 완성되었습니다. 그동안 고혈압 진단 기준으로 알려져 있던 140/90mmHg의 기준을 130/80mmHg으로 변경하는 고혈압 지침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가량이 고혈압 환자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고혈압 진단 기준에서 이야기하는 환자의 혈압은 진료실 혈압입니다. 진료실 혈압이란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을 의미하며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없는 상태에서 3회 측정한 자가측정 혈압 수준으로 정확하게 혈압을 측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측정하는 이유는 백의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을 배제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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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고혈압이란 의료진이 혈압을 측정할 때 환자가 긴장하는 것과 같은 변수에 의해 혈압이 더 높게 측정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백의 고혈압 환자는 병원에서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기 때문에 받지 않아도 될 약물 치료를 받게 되거나 필요 용량 보다 더 높은 용량의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 측정하는 진료실 혈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진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가 5분간 안정을 취한 후 자동 혈압계를 이용해 스스로 3회를 측정하는 방법을 여러 연구에서 사용합니다.

이러한 측정 방식은 실제 진료실에서 의사에 의해 측정되는 혈압보다 10~15mmHg 가량 낮게 측정됩니다. 집에서 낮게 측정되는 혈압이 병원에서 높게 측정된다면 받지 않아도 될 약물치료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문제는 고혈압 환자마다 시간대 별로 다른 혈압이 측정되는 경우가 많고 투약하는 약물의 투약 시간 및 횟수 등에 따라 시간별로 혈압이 다르게 측정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백의 고혈압과 같이 특정 상황에 따라 혈압이 다르게 측정될 수 있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특정 시간, 특정 환경에 측정되는 혈압을 그 환자의 절대적인 혈압 수치로 보고 진단 및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현재의 방식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백의 고혈압과 반대의 경우로 집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가면 고혈압(masked hypertension)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되는 방법이 바로 24시간 활동혈압가정혈압입니다. 24시간 활동혈압은 병원에서 제공하는 몸에 부착하는 혈압 장치를 부착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여 기록된 24시간의 혈압을 의미합니다. 가정 혈압은 환자의 가정에 비치한 전자 혈압계로 하루 중 여러 번 혹은 여러 날의 혈압을 자가 측정하는 것으로, 이를 기록하여 병원 방문 시에 의사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24시간 활동혈압은 특정 장비가 필요하고 이를 전문적인 의사가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에 가정혈압은 일반적인 전자혈압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정 혈압 측정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정혈압 측정법

| 가정용 전자 혈압계를 고르는 방법
  • 자동혈압계는 커프 형식으로 위팔(상완-어깨에서 팔꿈치까지)에 감을 수 있는 것을 사용합니다.
  • 손목이나 손가락 측정 방식은 신뢰도가 낮아 추천하지 않습니다.
  • 노인, 임산부, 소아를 위한 혈압계는 각각의 목적에 맞게 나온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 커프가 자신의 위팔에 딱 맞는 사이즈인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 구매한 혈압계를 병원 진료시 가져가서 정확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병원의 혈압계와 같은 수치를 보이는 정확도 높은 혈압계라면 계속 사용하면서 1년에 한 번 정도 병원에서 재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가정 혈압 측정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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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정을 취하기

  • 조용한 곳에서 충분한 안정을 취한 다음 측정한다.
  • 흡연, 카페인 음료, 운동은 혈압 측정 30분 이내에는 하지 않는다.

2. 똑바로 앉아 측정

  •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허리를 쭉 펴고 앉아 측정한다.
  • 다리를 꼬지 않고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다.
  • 팔을 테이블같이 평편한 바닥 위에 올려놓되 위팔이 심장 높이에 위치하도록 한다.
  • 커프의 중앙이 팔꿈치 바로 위에 오도록 위치시킨다.

3. 매일 같은 시간에 측정

  • 오전, 오후 매일 여러 번 측정하면 더 좋고 이 또한 같은 시간에 측정한다.
  • 매일 측정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렵다면, 약물 변경이 있는 경우 변경된 약 복용 2주 후에 측정하고 외래 방문 1주 전에는 측정한다.

4. 여러 번 측정

  • 측정시 1분 간격으로 두세 번 측정하고 그것을 기록해 놓는다.
  • 혈압계에 메모리를 이용해 기록하거나 그래프를 제공하는 혈압 관리 앱 등에 기록해 놓는다.
  • 기록된 혈압을 다음 진료시 의사에게 보여준다.

 

| 혈압이 높게 나온다면
  • 한번 혈압이 높게 나온다고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 혈압이 180/120mmHg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 5분간 휴식 후 재 측정합니다. 높은 혈압이 지속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혈압이 180/120mmHg 이상으로 나오고 흉통, 호흡곤란, 요통, 마비, 기운 없음, 시력저하, 말하기 어려움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 가정혈압 측정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
  •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모든 환자
  • 고혈압 약물 치료를 시작하여 그 효과를 보기 위한 경우
  •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거나 고혈압과 관련된 상황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경우
  • 임신 유발 고혈압이나 전자간증(preeclampsia)이 있는 경우
  •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백의 고혈압이 있는 경우
  • 진료실에서는 혈압이 낮은데 집에서만 높은 가면 고혈압이 있는 경우
  • 전자간증

주의 : 심방세동이나 부정맥이 있는 경우 가정 혈압 측정법에 대해 담당 의사에게 반드시 문의해야 합니다. 이들은 전자 혈압계의 혈압이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측 팔의 혈압이 10내외로 차이가 나는 것 또한 일반적으로 정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무리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적용 문제는 전문가 집단의 분석과 함께 사회적 비용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혈압이 낮아질수록 고혈압 환자의 수명과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각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혈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가정혈압 측정법을 숙지하시고 약물 치료가 필요한 분은 의사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혈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현근